Good Neighbors – 이발소그림과 미8군연예단, 코리안스테이크하우스
피크닉세미나가 기지영토의 경계를 의식하고 그 땅에 대한 호기심을 유도하는 촉매제로 설계되었다면, 두번째 공공플랫폼은 워킹투어 형식의 세미나로 기획되었다. 경계를 인식한 후라면 그 다음은 경계 안을 들어가보는 게 수순이겠지만,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기지 안을 십여명의 일군이 투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하기가 힘들었다. 차선책으로써 삼각지 일대를 중심으로 미군기지의 문화적 확장공간들을 들여다보도록 투어코스를 구성했다. 15번 게이트에서 19번 캠프코이너 게이트까지 이어지는 루트를 따라가는, ‘이발소그림과 미8군연예단, 코리안스테이크 하우스’라는 부제를 단 워킹투어 세미나는 기지와 접하면서 미군의 경제력을 이용해 삶을 유지해 온 지역의 역사와 미군의 문화적 파장이 만들어 낸 독특한 풍경들을 함께 감지하고 논의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낡은 화실간판들과 그림공장의 흔적, 전설에 가까운 캠프쑈 이야기, 서로 원조임을 주장하는 스테이크집들, 기지 접경지라 도시개발이 제한되어 남아있게 된 오래되고 위태로워 보이는 저층의 일본식 적산가옥들을 둘러보았다. 군기지와 유기적 관계망 속에서 개발되고 변화되어 온 경계지의 풍경에 대한 기록과 재발견은 기지의 반환과정과 리메이킹을 고민하는 데 있어 주요한 시작점이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