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사 / 환영사 – 조경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Session 01. 용산공원 계획과 시민참여
용산공원계획의 변화와 쟁점들 – 김영민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공원설계와 시민참여 – 최혜영 (WEST8 조경가)
우리가 만드는 용산공원의 미래 – 이강오 (서울어린이대공원 원장)
용산공원: 누가? 어떻게? – 홍서희 (Gate22 예술가)
Session 02. 해외 도시공원 계획·운영관리 사례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공원, 21세기 공원으로의 변화 – 마이클 볼랜드 (프레시디오 트러스트)
시드니 하버 공원, 자족적 공원을 위한 사례 – 제프 베일리 (시드니하버 페데레이션 트러스트)
시애틀 맥너슨 공원, 도시의 확장 가능한 공간 – 제프 호우 (미국 워싱턴대학 교수)
Session 03. 토론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박은실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
이영범 (경기대학교 교수)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용산공원: 누가? 어떻게? – Gate 22 홍서희 발표
발표내용 :
용산공원: 누가? 어떻게?
– Gate 22 홍서희
숨 고르기
대한민국에는 분단 이후 약 100여 개의 기지에 주한미군이 주둔해왔다. 조금 과장하자면 온 나라가 기 지촌인 셈이다. 백 여 개의 기지는 감축을 빌미로 새로운 기능과 확장된 영토를 요구하며 과감하게 몸집 불리기 중이다. 따라서 반세기 넘게 사용된 낡은 기지와 기지촌은 용도변경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용산미군기지는 당연 가장 주목할만한 땅의 귀환이다. 그간 용산기지반환과 용 산국가공원화의 논쟁은 100만 여 평에 담고자 하는 다양한 욕망들과 협상해왔다. 그 협상은 그 시대의 맥락 속에서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쯤에서 혹시 우리가 중요한 협상 주체를 잊고 있지는 않은지 또한 그 협상 방법이 조금 고루하지는 않은지 그래서 이제라도 용산공원을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한 번쯤 숨을 고르며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누가?
기지와 경계지를 걷다 보면 기지와 경계지들이 암암리에 갖고 있는 문화적 사회적 관계들이 드러나기 시 작한다. 기지 내 군사들을 위해 생겨난 다양한 서비스 공간들과 그 공간들에서 복무하면서 경제적으로 밀착된 관계를 맺어 온 한국인들이 기지와 나누는 밀담들은 접경지역에 자연스럽게 공간화되고 우리가 흔히 ‘기지촌’이라고 낙인 찍는 독특한 문화적 풍경이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풍경이 펼쳐지는 담벼락 에 밀착해서 걷노라면 이 공간과 함께 살아온 수 많은 사람(영혼)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공원화’가 선포 된 이후 안타깝게도 이 사람(영혼)들이 점점 희미해지거나 사라지고 있고 공원 설계 과정에서는 아예 배제된 느낌이다. 그래서 과연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공원, 아니 반환도 되지 않은 땅, 심지어 온전한 반환도 협상하지 못한 이 시점에서 우리는 마치 멋진 워너비 뉴욕 센트럴파크를 만들었다치고 그 공원을 관리하고 참여하는 시민을 논할 시점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진정 시민이 만들어가는 공원, <모두의 공원>을 원한다면 그 시민이 누구이고 그 시민들과 대화하고 적극 공동 설계 하고 상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어떻게?
기지 경계지를 걷다 보면 현재의 미군기지를 둘러싼 휴먼사이즈 회색담보다 수 백배 높은 공중누각들로 숨가쁘게 채워지는 걸 목격할 수 있다. 이 속도라면 이 땅에 대한 성찰도 진정한 땅의 귀환도 꿈꿔보지 못한 채 결국 이 땅은 <개발을 찬양하는 공터>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외국군이 한 세기 넘도록 사용하다 버린(돌려받는?) 낡고 상처투성인 이 땅이 공허한 빈 땅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물론 그리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공원조성 과정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모두의 공원을 누군가 혼자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백년대계 설계과정의 순서에서 주와 객이 바뀌지는 않았는지, 돌아올 땅이 마치 가족이나 친구도 없이 넝마를 뒤집어 쓴 고아마냥 텅 빈 땅으로 돌아오고 있지는 않은지, 진정 건강한 땅을 만들고 있는지 … 용산기지가 <모두의 공원>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어쩌면 분절된 한반도를 되찾는 더 큰 일의 예행 연습일 수도 있다. 탁상 위 실선으로 그려진 설계도가 아닌 사실을 살로 녹여서 만든 사색으로 충만하게 채워진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은 분명 시간과 역사를 따라가는 삶의 장소들을 정독할 때에만 볼 수 있다.
잠깐 둘러보기: 베를린의 템펠호프공항
게이트22는 세상 어딘가에 혹시 우리가 꿈꾸는 공원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검색을 하다 찾은 독일>베를린>템펠호프공항을 둘러본 지극히 사적인 소감을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전체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분명 그 곳의 맥락이 우리의 것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템펠호프 공항의 공원화는 과거의 시간과 역사를 허락한 온전한 땅의 시간으로 또 시민이 주체가 되어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자긍심을 뒷받침하는 땅으로 존재하고 있다. 용산기지 또한 ‘나라님 땅’이 아닌 ‘나의 땅’으로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우리시대와 사회에 어울리는 지혜로운 과정과 방법으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미래의 공원>, <모두의 공원>을 논의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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